
2025년 2월 13일.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4.16생명안전공원 착공식이 열렸습니다. <세월호피해지원법>에 명시된 ‘추모공원 조성 및 추모기념관 건립’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1년이 지나서야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생명존중과 안전사회 건설의 이정표가 될 4.16생명안전공원이 잘 만들어질 수 있도록, 4·16재단에서는 공원이 완공될 때까지 매월 공사가 진행되는 소식과 함께 다양한 분야에서 공원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의 글을 연재하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합니다.
‘어서 와’, 우리 다시 ‘만나요’ _환대와 연결의 시민문화제를 준비하며
윤석열 정부 내내 지지부진하던 ‘4.16생명안전공원’의 건립이 지난 2025년 2월 13일 착공식을 거치며 첫 삽을 뜬 지 몇 개월이 지나고 있다. 착공식을 하기까지 세월호 참사 피해 당사자와 비당사자인 시민 모두 오랜 소망과 기다림에 지쳐있기도 한 것이 사실이었다. 그 과정 동안 매년 공원이 들어설 부지 현장에서 ‘시민문화제’를 기획하고 진행하며 함께 어우러지는 마당을 펼쳐내고 있다.
2024년 10월에 진행된 ‘4.16생명안전공원 시민문화제’는 무대가 세워질 공간에 전날부터 굵은 비가 내려 땅이 질척이고 하늘이 검게 흐렸다. 수십 명의 사람들이 모여 끊임없이 물을 퍼내고 땅을 다진 자리에 밤새 무대를 세우고 지켜야 했다. 하지만 진흙탕 속에서도 문화제 당일 모여든 사람들의 모습만큼은 반가움과 설렘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날 무대에는 단원고가 있는 곳을 바라보며 ‘어서 와~’ 글자가 쓰인 커다란 노란 문을 개방하여 올렸다. 무대 뒤로 그 어떤 무대 장치도 막힘이 없었으면 했다. 하늘과 바람, 구름이 머물고 흘러가며 아이들이 이곳으로 어서 돌아오기를 바라는 공간을 연출하고자 했다. 무대가 오히려 공간의 경계를 허물고, 그곳에 모인 사람과 사람들이 ‘환대’와 ‘연결’의 경험하는 시공간이 되기를 바랐다.
< 2024년 4.16생명안전공원 시민문화제 ‘어서와’ >
문화제는 청년 세대 친구들의 브라질 타악 연주 ‘바투카다’로 문을 열었다. 마을을 돌며 복을 빌고 악귀를 쫓던 전통 길놀이의 의미를 빌어 그곳에 모인 사람들과 생명안전공원 부지를 돌며 단단히 땅을 다지는 입장 퍼포먼스를 했다. 또한 이날 문화제에는 청각 장애를 가진 청년들의 수어 댄스 공연도 있었다. 무대에서 보여주는 예술의 기능적 열정뿐만 아니라 세월호 참사를 대하는 청년들의 마음가짐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예술 활동으로 사회적 참여를 하는 다양한 청년들의 모습이 단원고 희생자들의 꿈과도 맞닿아 있기를 바랐다. 또 <어서 와~>를 준비하면서는 250인 합창단을 모집했다. 전국의 시민들은 자신의 일터에서 집에서 노래와 수어로 ‘다 함께 만들어요’를 부른 영상을 보내주었고, 문화제 당일에는 단원고 희생자 250명의 명찰을 가슴에 단 시민들이 마지막 무대에 올라 대합창을 했다.
4.16생명안전공원이 건립되어 상상하는 공간의 모습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차별과 경계가 없는 물리적 공간에서 서로 다른 세대, 성별, 계층, 직업을 가진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자유롭게 찾아와 머물고 연결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공간 안에서 사회참여적 문화예술 활동을 펼치며 공동체 예술의 지평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또한 갖게 된다.
참사 이후 시민사회 문화예술 운동은 시민단체, 활동가, 전문예술가, 비전문 일반 시민 등 다양한 주체들이 협력하고 연대하며 ‘애도’와 ‘기억’ 운동을 해나가고 있다. 애도는 사전적 의미로 ‘죽음에 대한 슬픔’이라고 말한다. 유해정 작가는 「세월호 유가족의 정치적 애도와 4.16 운동」 글에서 애도는 사적 관계에서 맺어지는 사적 애도, 사회적인 차원에서 의미를 갖는 사회적 애도, 명확한 정치적 요청과 집합 행동으로 연결되는 정치적 애도로 분류하고 있다. 애도가 개인의 슬픔 차원이 아닌, 공동체의 실천과 정치적 삶의 차원에서 확장시켜 나가야 함을 인식하게 한다.
세월호 참사 초기의 운동이 ‘잊지 않겠습니다’로 대표되는 ‘애도’와 ‘기억’ 중심의 활동이었다면 이후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는 ‘약속’의 윤리를 더 강조하게 된다. 시민들은 희생자에 대한 애도와 참사의 진상규명뿐만 아니라, 미래의 아이들을 위해 폭력과 불평등, 재난으로부터 안전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을 기억 운동의 주체로서 ‘약속’하고 있는 것이다. 피해 당사자의 고립된 싸움이 아닌, 비당사자인 시민들이 세월호 참사를 어떻게 경험하고 받아들이며 ‘연결된 애도’로서의 주체적 문화예술 시민 운동을 해나갈지 고민해야 할 지점이다.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예술의 언어가 소통의 매개체가 되어 사회 참여 활동의 도구로 활용될 때, 예술의 미적 성취와 별개로 공동체 예술의 가치가 발현되기도 한다. 공동체 예술의 기능이 사회 변혁과 구체적인 시스템 변화를 단기간에 가져올 수는 없겠지만 사람과 사람의 관계 안에서 그 가치가 움트고 확장되어 참여와 협력, 연대의 사회적 순기능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2025년 11월 1일에 진행된 ‘4.16생명안전공원 시민문화제’의 타이틀은 <만나요>이다. 너와 내가 만나고, 우리가 더 큰 세상을 만나게 되는 장으로서의 ‘만남’을 상상했다. ‘만남’은 일방적인 형태로 가능하지 않다. 아이들의 돌아오겠다는 약속이 있고, 돌아오길 바라는 기억과 실천의 기다림이 있고, 여기 영원히 존재하길 바라는 사회적 소망이 모두 만날 때 가능한 일이다. ‘만남’은 이것들이 공존해서 이루어지는 실체일 것이다. 지난 겨울 광장에서 수많은 개인들이 각자의 목소리를 담은 깃발과 응원봉의 빛으로 만났던 것처럼, 생명안전공원에서도 많은 이들의 염원과 기다림이 만나 ‘다시 만날 세계’를 노래하게 되는 문화제 마당이 되기를 소망한다.
< 2025년 4.16생명안전공원 시민문화제 ‘만나요’ >
1년 전 문화제를 준비하며 이태원 참사로 딸을 잃은 아버지를 만났었다. 그때 아버님께서 인터뷰 말미에 하신 말씀을 기억한다. 꿈에 아이가 나타나 ‘우리 다 같이 있어요~’ 했다던 이야기. 왜 그렇지 않겠냐고 하시던 아버님의 말씀이 아프면서도 환한 순간으로 남아있다.
공간은 기억의 실체를 존재하게 하고, 사람을 연결하게 만든다. ‘어서 와~’ 손을 흔들었던 환대에서 ‘만나요~’를 외치는 연결까지, 우리 사회가 놓지 않아야 할 ‘환대’와 ‘연결’의 가치를 시민문화제에서 한 걸음씩 실현하고 경험해 나가기를 바란다.
어서 와, 우리 4.16생명안전공원에서 다시 만나요!
** 4.16생명안전공원 건립 진행 과정을 사진으로 담아 기록하고 공유합니다 **
4.16생명안전공원의 10월 공사 현장 (2025.10.25.)
가을이 빠르게 지나고 어느덧 겨울의 초입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4.16생명안전공원은 추가 지질조사에 따른 설계변경을 마치고 공사 재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10월 31일부터 대형장비 반입을 위한 공사장 입구 확장공사를 시작으로 잠시 멈췄던 PHC 파일 공사를 11월 중 재개하여 올해 안에 완료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관심 부탁합니다.
11월
2025년 2월 13일.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4.16생명안전공원 착공식이 열렸습니다. <세월호피해지원법>에 명시된 ‘추모공원 조성 및 추모기념관 건립’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1년이 지나서야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생명존중과 안전사회 건설의 이정표가 될 4.16생명안전공원이 잘 만들어질 수 있도록, 4·16재단에서는 공원이 완공될 때까지 매월 공사가 진행되는 소식과 함께 다양한 분야에서 공원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의 글을 연재하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합니다.
윤석열 정부 내내 지지부진하던 ‘4.16생명안전공원’의 건립이 지난 2025년 2월 13일 착공식을 거치며 첫 삽을 뜬 지 몇 개월이 지나고 있다. 착공식을 하기까지 세월호 참사 피해 당사자와 비당사자인 시민 모두 오랜 소망과 기다림에 지쳐있기도 한 것이 사실이었다. 그 과정 동안 매년 공원이 들어설 부지 현장에서 ‘시민문화제’를 기획하고 진행하며 함께 어우러지는 마당을 펼쳐내고 있다.
2024년 10월에 진행된 ‘4.16생명안전공원 시민문화제’는 무대가 세워질 공간에 전날부터 굵은 비가 내려 땅이 질척이고 하늘이 검게 흐렸다. 수십 명의 사람들이 모여 끊임없이 물을 퍼내고 땅을 다진 자리에 밤새 무대를 세우고 지켜야 했다. 하지만 진흙탕 속에서도 문화제 당일 모여든 사람들의 모습만큼은 반가움과 설렘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날 무대에는 단원고가 있는 곳을 바라보며 ‘어서 와~’ 글자가 쓰인 커다란 노란 문을 개방하여 올렸다. 무대 뒤로 그 어떤 무대 장치도 막힘이 없었으면 했다. 하늘과 바람, 구름이 머물고 흘러가며 아이들이 이곳으로 어서 돌아오기를 바라는 공간을 연출하고자 했다. 무대가 오히려 공간의 경계를 허물고, 그곳에 모인 사람과 사람들이 ‘환대’와 ‘연결’의 경험하는 시공간이 되기를 바랐다.
< 2024년 4.16생명안전공원 시민문화제 ‘어서와’ >
문화제는 청년 세대 친구들의 브라질 타악 연주 ‘바투카다’로 문을 열었다. 마을을 돌며 복을 빌고 악귀를 쫓던 전통 길놀이의 의미를 빌어 그곳에 모인 사람들과 생명안전공원 부지를 돌며 단단히 땅을 다지는 입장 퍼포먼스를 했다. 또한 이날 문화제에는 청각 장애를 가진 청년들의 수어 댄스 공연도 있었다. 무대에서 보여주는 예술의 기능적 열정뿐만 아니라 세월호 참사를 대하는 청년들의 마음가짐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예술 활동으로 사회적 참여를 하는 다양한 청년들의 모습이 단원고 희생자들의 꿈과도 맞닿아 있기를 바랐다. 또 <어서 와~>를 준비하면서는 250인 합창단을 모집했다. 전국의 시민들은 자신의 일터에서 집에서 노래와 수어로 ‘다 함께 만들어요’를 부른 영상을 보내주었고, 문화제 당일에는 단원고 희생자 250명의 명찰을 가슴에 단 시민들이 마지막 무대에 올라 대합창을 했다.
4.16생명안전공원이 건립되어 상상하는 공간의 모습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차별과 경계가 없는 물리적 공간에서 서로 다른 세대, 성별, 계층, 직업을 가진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자유롭게 찾아와 머물고 연결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공간 안에서 사회참여적 문화예술 활동을 펼치며 공동체 예술의 지평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또한 갖게 된다.
참사 이후 시민사회 문화예술 운동은 시민단체, 활동가, 전문예술가, 비전문 일반 시민 등 다양한 주체들이 협력하고 연대하며 ‘애도’와 ‘기억’ 운동을 해나가고 있다. 애도는 사전적 의미로 ‘죽음에 대한 슬픔’이라고 말한다. 유해정 작가는 「세월호 유가족의 정치적 애도와 4.16 운동」 글에서 애도는 사적 관계에서 맺어지는 사적 애도, 사회적인 차원에서 의미를 갖는 사회적 애도, 명확한 정치적 요청과 집합 행동으로 연결되는 정치적 애도로 분류하고 있다. 애도가 개인의 슬픔 차원이 아닌, 공동체의 실천과 정치적 삶의 차원에서 확장시켜 나가야 함을 인식하게 한다.
세월호 참사 초기의 운동이 ‘잊지 않겠습니다’로 대표되는 ‘애도’와 ‘기억’ 중심의 활동이었다면 이후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는 ‘약속’의 윤리를 더 강조하게 된다. 시민들은 희생자에 대한 애도와 참사의 진상규명뿐만 아니라, 미래의 아이들을 위해 폭력과 불평등, 재난으로부터 안전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을 기억 운동의 주체로서 ‘약속’하고 있는 것이다. 피해 당사자의 고립된 싸움이 아닌, 비당사자인 시민들이 세월호 참사를 어떻게 경험하고 받아들이며 ‘연결된 애도’로서의 주체적 문화예술 시민 운동을 해나갈지 고민해야 할 지점이다.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예술의 언어가 소통의 매개체가 되어 사회 참여 활동의 도구로 활용될 때, 예술의 미적 성취와 별개로 공동체 예술의 가치가 발현되기도 한다. 공동체 예술의 기능이 사회 변혁과 구체적인 시스템 변화를 단기간에 가져올 수는 없겠지만 사람과 사람의 관계 안에서 그 가치가 움트고 확장되어 참여와 협력, 연대의 사회적 순기능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2025년 11월 1일에 진행된 ‘4.16생명안전공원 시민문화제’의 타이틀은 <만나요>이다. 너와 내가 만나고, 우리가 더 큰 세상을 만나게 되는 장으로서의 ‘만남’을 상상했다. ‘만남’은 일방적인 형태로 가능하지 않다. 아이들의 돌아오겠다는 약속이 있고, 돌아오길 바라는 기억과 실천의 기다림이 있고, 여기 영원히 존재하길 바라는 사회적 소망이 모두 만날 때 가능한 일이다. ‘만남’은 이것들이 공존해서 이루어지는 실체일 것이다. 지난 겨울 광장에서 수많은 개인들이 각자의 목소리를 담은 깃발과 응원봉의 빛으로 만났던 것처럼, 생명안전공원에서도 많은 이들의 염원과 기다림이 만나 ‘다시 만날 세계’를 노래하게 되는 문화제 마당이 되기를 소망한다.
< 2025년 4.16생명안전공원 시민문화제 ‘만나요’ >
1년 전 문화제를 준비하며 이태원 참사로 딸을 잃은 아버지를 만났었다. 그때 아버님께서 인터뷰 말미에 하신 말씀을 기억한다. 꿈에 아이가 나타나 ‘우리 다 같이 있어요~’ 했다던 이야기. 왜 그렇지 않겠냐고 하시던 아버님의 말씀이 아프면서도 환한 순간으로 남아있다.
공간은 기억의 실체를 존재하게 하고, 사람을 연결하게 만든다. ‘어서 와~’ 손을 흔들었던 환대에서 ‘만나요~’를 외치는 연결까지, 우리 사회가 놓지 않아야 할 ‘환대’와 ‘연결’의 가치를 시민문화제에서 한 걸음씩 실현하고 경험해 나가기를 바란다.
어서 와, 우리 4.16생명안전공원에서 다시 만나요!
** 4.16생명안전공원 건립 진행 과정을 사진으로 담아 기록하고 공유합니다 **
4.16생명안전공원의 10월 공사 현장 (2025.10.25.)
가을이 빠르게 지나고 어느덧 겨울의 초입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4.16생명안전공원은 추가 지질조사에 따른 설계변경을 마치고 공사 재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10월 31일부터 대형장비 반입을 위한 공사장 입구 확장공사를 시작으로 잠시 멈췄던 PHC 파일 공사를 11월 중 재개하여 올해 안에 완료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관심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