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4.16생명안전공원, 기억을 넘어 희망과 연결의 현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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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025년 2월 13일.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4.16생명안전공원 착공식이 열렸습니다. <세월호피해지원법>에 명시된 ‘추모공원 조성 및 추모기념관 건립’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1년이 지나서야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생명존중과 안전사회 건설의 이정표가 될 4.16생명안전공원이 잘 만들어질 수 있도록, 4·16재단에서는 공원이 완공될 때까지 매월 공사가 진행되는 소식과 함께 다양한 분야에서 공원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의 글을 연재하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합니다.



4.16생명안전공원, 기억을 넘어 희망과 연결의 현장으로


매월 첫째 주 일요일, 안산 산업역사박물관 주차장이 분주해집니다. 전국 각지에서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과 함께하는 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오시는 분들 때문입니다. 2018년 4주기 영결식 이후 ‘4.16 세월호 참사 안산 정부합동분향소’가 철거되면서 사라진 기독교 예배 모임의 공간을 대신해, 우리는 8년째 4.16 생명안전공원 부지와 단원고등학교가 보이는 곳에서 예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때는 온라인으로, 비가 오면 4.16 가족협의회 강당에서, 추운 겨울에는 핫팩을 들고 서로의 온기로 체온을 나누며, 여름에는 얼음주머니를 머리 위나 목덜미에 올려놓고, 서로의 웃음으로 더위를 이겨 냅니다. 그렇게 한 주도 빠짐없이 모임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1월부터 10월까지는 1반부터 10반까지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고, 11월에는 교사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12월에는 일반인 희생자들과 먼저 세상을 떠난 세월호 활동가들의 이름을 한 분 한 분 호명하며 기억합니다. 부활절과 성탄절 등 기독교 절기에는 피해자 가족과 함께하는 절기 예배를 드리고, 매년 주기에는 그에 맞는 주제로 예배를 드립니다.

이곳에서 우리는 예배를 드릴 때마다 불어오는 바람, 들꽃, 노란 나비 등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와 함께하는 어떤 존재를 만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고 서로 연결되는 힘을 체험합니다.



<사진1> 2018년 세월호 참사 4주기 기억예배, 안산화랑유원지 대공연장

4월 16일 이후, 연결의 시작

2014년 4월 16일. ‘뭐라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한 활동가로부터 받았습니다. 그날 밤 10시, 절망 속에서도 무언가를 함께하고 싶었던 시민들과 함께 단원고등학교에서 ‘무사 귀환을 바라는 촛불 침묵기도회’를 시작했습니다. 이 기도회는 단순한 의식(儀式)이 아니라, 절망적인 상황을 희망으로 바꿔가기 위한 몸짓이었고, 서로가 깊게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같은 해 4월 29일 화랑유원지에 안산 정부합동분향소가 들어서면서, ‘4월 16일의 촛불 침묵기도회’는 그곳에 마련된 예배실에서 2015년 1월부터 시작된 예배와 기도회로 이어졌습니다. 피해자 가족과 지역 목회자, 신학생, 기독교인들이 함께 모여 매주 목요일 기도회와 주일 예배를 이어갔습니다. 현재 4.16 생명안전공원 예배팀의 거의 모든 활동이 바로 이곳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416생명안전공원으로 이어진 예배

모든 종교가 마찬가지겠지만, 기독교에게 공간은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의례가 행해지는 공간은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하나님의 현존과 구원의 역사’가 이루어지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공간의 의미는 사람들의 삶의 터전, 즉 고난과 억압의 현장과 연결됩니다. 그래서 기독교에서 가장 큰 의미를 지니는 장소인 골고다 언덕과 갈릴리는 각각 희생과 고통의 장소, 그리고 삶의 현장을 상징합니다.

안산 정부합동분향소가 철거된 후, 우리는 함께 모여 예배드릴 장소를 찾았습니다. 이때 종교만의 별도 공간을 만들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우리는 모임의 장소 자체보다 4.16 세월호 참사의 의미와 가치를 영속적으로 담아낼 공간이 더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단원고가 보이는 ‘4.16생명안전공원’ 부지 옆에서 2018년 5월 6일 예배를 시작했습니다.



<사진2> 4.16생명안전공원 부지에서 예배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

 

생명과 안전의 상징, 희망과 연결의 현장인 4.16생명안전공원

우리가 이곳에서 모임을 시작할 때만 해도 화랑유원지는 아직 4.16생명안전공원 부지로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우리는 아이들이 뛰어놀던 자리, 그리고 단원고가 훤히 보이는 이곳이 부지로 확정되기를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가족들의 바람대로 설계와 착공이 조속히 이루어지고, 안전하게 공사가 마무리되어 안산이 품고, 대한민국이 기억하고, 세계인들이 찾아오는 4.16생명안전공원이 되기를 희망했고, 기도했습니다. 그렇게 우리의 기도는 현실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4.16생명안전공원은 단순히 과거를 추모하는 장소가 아닙니다. 지금도 계속되는 아픔을 마주하고, 진실을 밝히겠다는 다짐을 새기는 공간입니다. 동시에 미래의 생명과 안전을 만들어가겠다는 ‘지금, 여기’의 신앙적 실천 현장입니다. 이곳에서의 예배는 세월호의 아픔과 십자가의 고통이 만나는 지점이며, 우리가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한다는 믿음의 표현이자 고백의 공간입니다.

앞으로 공원이 완공될 때까지 넘어야 할 절차와 과정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기다림 속에서 이미 희망을 보고 있습니다. 매월 모이는 예배와 기도가 쌓여 하나의 큰 울림이 되었듯이, 공원 또한 완공 이후에도 세월호의 기억을 이어가는 살아 있는 증언의 공간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4.16생명안전공원은 단순한 공원이 아닙니다. 지금도 살아 움직이는 희망의 터전이며, 고통을 넘어 서로 연결되는 삶의 현장입니다. 이 공원이 대한민국이 기억하고 세계가 함께 찾는 생명과 안전의 상징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사진3> 생명과 안전의 상징이 될 4.16생명안전공원

 


 

** 4.16생명안전공원 건립 진행 과정을 사진으로 담아 기록하고 공유합니다 **





4.16생명안전공원의 8월 공사 현장 (2025.8.25.)

‘모기의 입도 삐뚤어진다’는 처서가 지났지만 아직도 더위는 계속되고 있네요. 4.16생명안전공원은 땅속의 지열을 활용하여 냉난방 시스템에 사용하는 ‘지열공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진에서 보면 땅 위로 솟아있는 여러 개의 파이프를 볼 수 있는데, 이 파이프와 냉난방 기계를 연결하여 활용하게 됩니다.)

추가 지질조사 및 설계변경을 위해 잠시 중단된 PHC 파일공사는 지자체와 정부 부처 간 협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으며, 10월에는 공사를 재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