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규명 QnAQ4. 왜 세월호참사는 ‘국가범죄’인가요?

2021-10-14


Q4. 왜 세월호참사는 ‘국가범죄’인가요?

A.

세월호 침몰은 304명 희생의 직접 원인이 아닙니다.
세월호는 08시 49분, 119에 신고를 한 지 한 시간 반만인 10시 19분에 108도까지 기울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세월호가 너무 빠르게 기울었고 침몰했다고 합니다. 배만 놓고 생각하면 그렇습니다. 그러나 승객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탈출도 못할 정도로 빠르게 침몰한 것이 결코 아닙니다. 10시 21분에 마지막 생존자가 스스로 탈출했습니다. 해경 헬기가 현장에 도착(9시 15분)한 이후로 보면 한 시간 이상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123정이 도착(9시35분)한 이후로도 40분 이상 승객들을 구조할 시간이 있었습니다.

승객들이 탈출할 수 있었던 한계시각을 가장 보수적으로 판단한 법원에 따르더라도 헬기 도착 이후 45분, 123정 도착 이후 25분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적시에 퇴선 명령을 했더라면 최장 8분 이내에 모든 승객이 자력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고 판결했습니다. 그러나 해경 헬기는 스스로 배 우현으로 올라와 탈출한 승객을 한두 명씩 바스켓에 태우고 인근 섬을 왕복하는 일만 했을뿐 선내진입은 물론 선내 상황 파악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승객들이 선내진입과 적극적인 구조를 계속 요청했지만 눈도 마주치지 않고 외면했습니다. 해경 123정(정장 김경일)은 도착하자마자 기관실 선원들(9시 35분)과 조타실 선원들(9시45분)만을 콕 집어 탈출시켰을 뿐(해경이 왜 선원들만 가장 먼저 탈출시켰는지, 누가 봐도 선원이 분명한 이들을 승객인 줄 알았다고 거짓말을 하는지 여전히 밝히지 못했습니다), 헬기와 마찬가지로 선내 상황 파악, 선내 진입은 물론 직접 마주한 승객들의 구조요청조차 철저히 무시하고 외면했습니다.

해상선박사고 시 선장 등 선원들에게 승객구조의무가 있는 것은 육지와 달리 국가가 신속히 대응하기 어려운 현장조건 때문이지 구조책임을 선원들에게 떠넘기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국가는 어떠한 경우에도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가장 큰 의무와 책임이 있습니다. 선원들이 제 역할을 하지 않았을 때에는 그 책임이 더욱 더 막중합니다. 그런데 당시 해경(국가)은 가장 늦게 퇴선해야 할 선원들을 가장 먼저 찾아가 탈출시키면서 승객들을 구조하기 위한 시간을 다 허비해버렸습니다. 아니, 당시 모든 정황과 행위가 승객들을 구조하려는 의지도 계획도 전혀 없었음을 보여줍니다.

국가가 총칼로 시민을 죽여야만 범죄가 아닙니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라고 시민이 부여한 권한과 의무를 하지않아 살 수 있는 시민이 죽거나 다치게 하는 것도 범죄입니다. 세월호참사는 국가가 마땅히 해야 할 의무를 행하지 않음으로써 시민을 죽게 만들었기 때문에 국가범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