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활동 소식[기자회견] <세월호참사 11주기, 기억과 약속의 달> 선포 기자회견 진행


<세월호참사 11주기, 기억과 약속의 달> 선포 기자회견


  • 일시 : 2025년 3월 17일(월) 오전 11시

  • 장소 : 세월호 기억공간 앞 서울시의회 본관

  • 순서
    사회 : 김선우 (4.16연대 사무처장)

  • 발언 1 : 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단원고 2학년 1반 수진 아버지)
  • 발언 2 : 박승렬 (4.16연대 공동대표)
  • 발언 3 : 권하늬 (14학번 청년)
  • 발언 4 : 랑희 (인권운동공간 활) 발언문 보기
  • 세월호참사 11주기 기억·추모사업 계획 발표 (11주기 기억추모사업 계획 보기)
  • 세월호참사 11주기, 기억과 약속의 달 선포 기자회견문 낭독 (기자회견문 보기)
  • 기억 다짐 퍼포먼스 (현장 사진보기)


발언문 전체가 담긴 보도자료 보기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단원고 2학년 1반 수진 아버지 김종기

우리가 기억하고 약속해야 되풀이되지 않는다고 강조하지 않더라도 지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역사와 재난 참사를 돌이켜보면 기억하지 않고 행동하지 않으면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민주주의는 사라질 것이고 생명과 안전이 보장되는 안전한 사회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우리 세월호 가족들은 세월호 참사의 미진한 진상규명을 완수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때까지 멈추거나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염원하는 것들 지키고자 하는 것들을 이루고 지켜낼 때까지 끝까지 싸워나갈 것입니다.
시민 여러분, 세월호 참사를 기억해 주십시오.
대한민국의 재난 참사를 기억해 주십시오.
우리가 피땀으로 지켜온 민주주의를 기억해 주십시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해 주시고 다가오는 11주기도 함께해 주십시오.
완전한 민주주의를 만들고 진상규명을 완수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서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길에 함께해 주십시오.


4.16연대 공동대표 박승렬

지난 11년을 돌아보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생명을 존중하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걸어왔던 투쟁의 시간들이었습니다. 그 과정에 변함없이 응원을 보내주시고, 지지하고 참석해 주신 시민 여러분들께 마음 깊이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드립니다.

과거가 오늘을 살릴 것이고 내일을 빛나게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진행되었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투쟁, 안전사회 투쟁은 우리가 나아갈 방향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 11년 동안의 투쟁을 통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는 사회를,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를, 인권이 보장받는 사회를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 시민들의 단결된 힘만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지금까지 그러했듯이 시민들께서도 세월호 참사 11주기까지의 기억과 약속의 달 동안, 그리고 앞으로도 안전사회를 위해 함께해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합니다.

14학번 청년 권하늬

태어나 처음으로 광장에서 밤을 샜던 게 세월호 1주기 집회였습니다. 아주 조금이라도 넋을 기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국화꽃 한송이를 들고 거리에 나갔었습니다. 그런데 헌화 행렬이 차벽에 가로막히고, 세월호 유가족이 차벽 너머에 고립되고, 결국 연행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도저히 집으로 돌아갈 수 없어 망연자실한 상태로 길바닥에 주저앉아있는 저의 손에 한 어머님이 미안하고 고맙다며 김밥 한줄을 쥐어주셨습니다. 저는 요즘의 광장에서 한 노란 부스가 나누어주는 수천개의 주먹밥을 보며, 그때 그 김밥의 온기를 참 많이 떠올립니다. 그리고 남태령의 농민과 폭설을 맞던 노동자와 단상 위에 올라오는 많은 유가족들과 불빛과 깃발을 흔드는 또래 여성들, 그 수천수만의 얼굴들에 세월호 희생자들을 겹쳐봅니다.

새 봄이 찾아오면 우리는 생명과 안전이 무엇보다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어갈 것입니다. 스무살, 꿈꾸었던 세계가 부서져 바다 밑에 가라앉아버렸지만, 저는 지금껏 그래왔듯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세계를 다시 쌓아올릴 것입니다. 이제는 더 든든하기도 합니다. 이번 광장에서 만난 세월호를 기억하는 동료 시민들의 얼굴을 생생히 떠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11주기를 맞이하며, 그 기억이 더 뜨거운 행동의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기억하겠습니다. 행동하겠습니다.

인권운동공간 활 상임활동가 랑희

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자신의 취약함을 드러내면서도 존중받고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바람을 말합니다. 광장의 시민이 만들어 낼 미래의 국가는 권력이 아닌 생명을 지키고, 평등과 존엄을 원칙으로 세우는 국가일 것입니다. 윤석열 탄핵 이후의 세상은 '세월호 이후의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시작이 되어야 합니다. 이제 국가가 변해야 합니다. 정치가, 정부기관이, 기업이 변해야 할 때입니다.

탄핵 이후 정부는 재난·참사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다하길 요구합니다. 세월호참사에 대해 국가의 사과와 함께 국민의 생명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해야 합니다. 그 약속을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으로 실천하기를 요구합니다. 생명안전기본법은 이 나라에서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안전을 권리로 보장하기 위한 시작입니다. 11번째 맞는 봄에는 생명안전사회로 한 발 더 다가가는 변화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304명의 희생자에게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각 발언을 들은 뒤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리본 조형물에 11주기를 맞은 각자의 기억 다짐들을 적었습니다.

노란리본 조형물 앞에서 구호를 외치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