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성명] 세월호참사 10주기 KBS 다큐 불방 규탄- 세월호참사 피해자와의 면담을 거부한 KBS를 규탄한다

"세월호참사 피해자와의 면담을 거부한 KBS를 규탄한다 

KBS는 10년 전과 다를 바 없었다"


지난 2월 15일 KBS의 세월호 10주기 다큐 <바람이 되어 살아날게(가제)>의 불방 사실이 알려졌다. KBS 제작본부장의 지시로 세월호 10주기 다큐가 6월 편성으로 연기된 것이다. 이에 (사)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KBS의 명확한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박민 사장과 이제원 제작본부장의 면담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2월 22일(목) 면담을 수용한 KBS 사장은 면담 자리에 나오지 않았고 시청자센터장의 변명을 듣는 자리가 만들어졌다. 그 자리에서 시청자 센터장은 오는 2월 27일 개최되는 TV 편성위원회에서 다큐 방영 여부에 대한 결정을 논의할 예정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이에 세월호참사 피해자들은 2월 26일까지 KBS 사장 면담 여부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을 요청하였다. 하지만 KBS에서 돌아온 답변은 면담 거부였다.
KBS의 면담 거부는 결국 KBS로 향하는 세월호참사 피해자의 항의와 분노를 피하려는 시간 끌기에 불과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KBS는 세월호참사 10주기 다큐 방영 여부가 TV 편성위원회 결정에 달려있는 것처럼 얘기하지만 우리는 TV 편성위원회가 다큐 방영에 대한 결정 권한이 없음도 알고 있었다. 이미 박민 사장에게 보고되고 이제원 제작본부장이 4월 방영 불가를 제작진에게 통보한 상황에서 사장 면담을 통해 공영방송으로서의 최소한의 역할을 촉구하기 위함이었다. 우리는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일말의 양심과 지난 10년 전 언론 참사에 대한 반성이 있기를 바랐기에 사장 면담에 대한 대답을 기다린 것이었다.
세월호참사 피해자와의 면담을 거부하는 이유로 방송법을 운운한 것은 더 어불성설이다. 이미 윤석열 정권의 대리인이자 하수인이 되어버린 KBS 박민 사장과 경영진을 보며 모든 국민들은 공영방송의 퇴행과 방송의 독립성 침해에 대해 우려와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총선이 끝나고 8일 뒤에 방영되는 세월호참사 10주기 다큐마저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방영 불가를 결정한 KBS가 방송법과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이유로 든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정권의 재난 참사 지우기와 책임회피와 궤를 같이한 KBS는 더 이상 언론의 자유와 방송의 독립성을 얘기하지 말라.


세월호참사 10주기 다큐는 4월에 방영되어야 한다. 이번 세월호 10주기 다큐 방영은 10년전 벌어졌던 언론 참사를 반성하고, 세월호참사 생존자의 목소리를 통해 세월호참사의 교훈을 세상에 알리고, 생명이 존중되는 안전 사회를 만드는 언론의 최소한의 책임과 역할임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세월호 10주기 다큐 불방과 공영 방송을 포기한 KBS에 대한 항의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시민들의 촛불이 다시 KBS를 향하고 있다. 우리는 정권의 하수인이 되어버린 KBS를 규탄하며 공영 방송의 이름을 되찾고 KBS를 바로 세울 것이다.


2024년 2월 27일

(사)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4.16연대